일반적으로 이런 식물류를 뜻하는 한자는 그 자원이 미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식물이라는 게 어떤 특징에서 그런 자를 만들었는지 알기가 어렵거니와 방언이나 외국어인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薑(생강 강)의 경우는 원래 글자는 彊(굳셀 강) 위에 초두(艸頭)(풀초머리 艹)를 쓴 䕬이었습니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이 글자로 실려 있어요.

설문해자에도 이 글자는 딱히 자원에 대한 힌트는 없고 한의학적인 설명만 들어있습니다.
그런데 이 글자가 쓰이는 활용어 중에 "어린 생강, 연한 생강"을 뜻하는 茈薑(자강)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같은 발음의 비슷한 구조의 紫繮(자강: 자줏빛의 말고삐)이라는 단어가 존재합니다. 이 단어와 생강의 연관성은 쉽사리 떠오르지 않지만 생강의 꽃 색깔이 자줏빛이라는 데서 어느 정도는 짐작은 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설은 없으며, 자원 풀이가 어려운 글자 중 하나입니다.

만일 茈薑(자강)이라는 말이 정말 紫繮(자강)에서 왔다면 茈薑은 연면사로 분류됩니다. 즉, 茈와 薑가 합쳐져서 茈薑이라는 하나의 단어가 만들어진 게 아니라 고유한 어원을 갖는 茈薑이라는 단어가 있었고 그걸 한자로 茈薑이라 표기하게 된 것이라는 것이지요. 이런 단어는 글자를 떼어서 쓸 경우 그 의미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포도(葡萄)가 매우 좋은 예입니다.

"어린 생강"을 뜻하는 茈薑(자강)은 이후 약어로써 茈(자)나 薑(강) 한 글자만으로도 茈薑의 의미를 뜻하게 되었다가 나중에 독립적으로 의미 발전 과정을 거쳐서 독립된 글자로 발전하여 薑(생강 강)이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