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각 글자들의 자원은
切은 칼[刀]로 자르는 의미에 七은 발음 역할로 형성자이고,
截은 창[戈]으로 자르는 의미에 雀은 발음 역할로 역시 형성자이며,
絶은 사람[卪]이 실[絲]을 칼[刀]로 자르다는 의미로 회의자입니다.

이 세 絶과 切, 截은 ‘끊다’, ‘자르다’는 의미로는 동일하게 사용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切斷, 絶斷, 截斷이나 斷絶, 斷切, 斷截 등으로 사용합니다.
물론 각 어휘의 의미와 사용 범위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만요.

하지만 ‘끊다’와 ‘자르다’는 의미의 차이로 두 글자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보통 대표훈으로 표현하는 끊을(절- 絶)과 자를(절- 切)로 구별합니다.
‘끊다’와 ‘자르다’는 의미의 공통적 요소는 ‘잘라서 떨어지게 하다’이지만,
차이점으로 ‘끊다’는 관계를 이어지게 하지 않거나, 하던 일을 멈추게 하거나,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반면 ‘자르다’는 ‘동강을 내다’는 의미가 강합니다. 실제 물건을 자르는 것이 주종을 이룹니다. 물론 截을 끊다로 대표훈을 설정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주로 截과 切은 실제 물건을 자를 때 사용하고, 絶은 주로 상황이나 상태 등이 끊어지다 의미로 많이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切開(절개)와 絶交(절교) 등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구분 개념은 실을 양쪽에서 계속 잡아당겨 실이 끊어지는 것은 絶이고, 실을 칼 등으로 싹둑 자르는 것은 切과 截로 이해하시면 개념이해가 더 쉬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切과 截은 ‘자를(절)’로 絶은 ‘끊을(절)’로 이해하시면 구별에 참고가 되리라 봅니다.
대체적으로 絶이 가장 큰 범주로 사용되고, 切은 개념을 다양하게 사용하며, 截은 가장 작은 범주로 사용된다는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아울러 切과 絶두 글자는 ‘자르다’는 의미 말고 서로 부사적인 의미로도 많이 쓰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더 유의해야 합니다.
切은 ‘절실하다’, ‘간절하다’ 등에서 매우, 몹시 등의 의미로 쓰이고, 絶도 끊어지다, 빼어나다 등에서 ‘심히’, ‘대단히’ 등의 의미로 사용됩니다.
切感(절감), 懇切(간절)과 絶妙(절묘), 絶讚(절찬) 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운영자님 설명에 부연 설명을 감히 해드리자면...

截(끊을 절) 자의 자원의 경우에는 설문해자의 소전에서는 雀 + 戈 자의 결합 구조처럼 보이지만 대전체를 확인해 보면 위의 小 자처럼 생긴 부분은 達(통달할 달) 자의 금문 자형에 보이는 윗 부분의 ↑ 모양의 부분과 같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達 자는 갑골문에서 辵(갈 착)과 大(큰 대)의 구조로 나타나는데, 발음을 고려해볼 때 大 부분은 사람을 그린 大(큰 대)가 아니라 화살을 그린 矢(화살 시)이고 금문 이후의 자형은 양이 화살에 맞아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봅니다(화살의 아랫 부분이 생략되어 ↑ 형태로 나타났으며, 이후 전서로 오면서 화살이 大 자 형이 됨). 矢는 현재 발음은 [시]이지만 본래는 [뎔] 정도의 발음으로 구개음화하여 [질] 정도의 발음을 가졌다가 이후 [시]의 발음이 되었는데, 疾(병 질) 및 矢에서 발음이 유래한 至(이를 지)가 들어간 窒(막을 질), 姪(조카 질), 桎(차꼬 질), 垤(개밋둑 질) 등의 글자의 발음에서 [질]의 음이 확인됩니다.

마찬가지로 截 자 역시 본래는 날아다니는 새를 그린 隹(새 추) 자 위에 화살을 그린 矢(화살 시)의 생략 ↑의 합자로 새가 화살에 맞은 모습을 그린 것으로 봅니다. 이후 무기를 상징하는 戈(창 과) 자가 더해져 "해치다", "자르다"와 같은 의미를 보다 강조한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截 자의 경우에는 현대 국어의 한자어에서는 대부분 絶이나 切 만으로 한자어가 표현이 됩니다. 즉, 截 자는 아주 특수한 용례가 아니라면 굳이 고려하지 않아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