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是에는 본래 '이, 이것'과 '옳다'의 뜻 이외에는 다른 뜻이 없습니다.
是를 현대 중국어에서는 영어의 be동사처럼 '~이다'의 뜻을 갖는 동사처럼 쓰고 있는데
이건 후대 사람들이 만들어낸 문법이고, 한문(고대 중국어)에서는 앞에서 나온 명사를 가리키는 지시대명사로써 앞의 명사를 강조하는 역할로 쓰였을 따름입니다.
예) 한문 문장 吾是人 → 문법적 분석: 나, 이것은 사람이다. → 해석: 나는 사람이다.
이런 해석 과정을 문법처럼 받아들이는 문법화 과정을 통해 현대 중국어에서 be동사로 쓰이고 있는 것이지 실제로는 '나, 이것은 사람이다'라는 의미로 직역되는 문장입니다.

그래서 松栢是貫四時而不凋者의 是는 앞의 松栢을 받는 지시대명사(이것)로 풀어서 '소나무와 잣나무, 이는 사계절을 통틀어도[貫] 시들지[凋] 않는[不] 것[者]이다.' 정도로 직역할 수 있고, 의역하면 '소나무와 잣나무는 사계절 내내 시들지 않는 것이다.' 정도로 풀 수 있습니다.

(참고로 중국어 사전은 현대 중국어의 뜻풀이가 실려있는 사전이어서 이런 고대 중국어(한문) 문장을 해석할 때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문장을 해석할 때는 한자 사전을 찾아 봅니다.)

2. 聖人特稱之於歲寒之後는 1번 문장 바로 뒤에 온 문장으로, 之는 지시대명사(그것)으로 앞의 松栢(소나무와 잣나무)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稱(칭)은 여러 뜻 중에서 '기리다, 칭찬하다'의 의미로 쓰인 것입니다.

[해석] 성인(聖人: 공자를 말함)께서 특별히[特] 그것(소나무와 잣나무)[之]을 세한(歲寒)(의[之]) 이후[後]에[於] 칭찬하셨다[稱].
(논어에 보면 공자께서 소나무와 잣나무에 대해서 예찬한 부분이 있습니다.)

3. 今 / 君 / 之 / 於我 / 由前而無可焉
정도로 끊을 수 있습니다. 之는 목적어 자리에 오면 지시대명사 '그것'으로 풀지만, 그게 아니라면 앞 단어와 뒷 단어를 구분하는 의미없는 말로 君과 於我가 독립된 말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것을 문법화해서 후대 사람들이 之는 주격 조사(~은/는/이/가)와 관형격 조사(~의)로 쓰인다고 설명하지만 이건 원래 한문에서 단어가 주어 자리에 오면 주어가 되고 명사 두개를 그냥 나열하면 소유의 의미가 되는 것이었고 之는 앞뒤 단어를 구분하기 위함에 불과하므로 굳이 그렇게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서 앞의 今君之於我 는
今(지금: 시간을 나타내는 부사) / 君(그대: 명사) / 之(의미 없음) / 於我(나에게 하다)
* 於는 '~에게 하다'를 뜻하는 타동사.
으로 분석할 수 있고, 가장 자연스럽게 보자면 於我를 동사로 보아서 君이 주어가 되어 '지금 그대가 나에게 하다'의 뜻이 되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다른 분석으로는 君와 於我를 명사 나열 → 소유의 관계로 풀어서 '그대의 나에게 행함'(於我가 명사로 전성됨)으로 풀이하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그 다음 뒤를 보면 由前而無可焉 로 되어 있는데 而는 역시 의미 없이 앞 뒷 말이 분리된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로 由前 / 而 / 無可焉 구조이고, 由前이 由(말미암다: 타동사) + 前(앞: 명사-목적어)의 동사구이므로 앞 문장 전체가 주어가 되어 '지금 그대가 나에게 함이 ~~~'로 해석, 보통 由~~~ 의 타동사구는 '~~~를 말미암다 → ~~~에서 시작하다 → ~~~로부터'라는 의미로 해석하므로 '이전[前]부터[由]' 라는 뜻이 되고, 앞에 타동사구가 나왔으니 뒤의 無可도 술어임을 알 수 있는데 無는 '~가 없다'를 뜻하는 타동사이므로 可가 목적어이고, 可는 '좋다'를 뜻하는 형용사인데 목적어 자리(명사)에 왔으므로 '좋음'/'좋은 것'으로 명사로의 전성이 일어나서 無可는 '좋음이 없다' 또는 '좋은 게 없다'로 해석합니다. 그리고 그 뒤의 焉은 그저 말을 끝내는 종결사이므로 해석하지 않고요.

따라서 今君之於我由前而無可焉 은 '지금 그대가 나에게 함이 이전부터 좋음이[좋은 게] 없고' 정도로 풀이합니다.

4. 然由前之君 無可稱 은 然 / [由 / 前] / 之 / 君 / [無 / 可稱] 으로 분석합니다. ([]는 동사구)

그러면[然] 이전부터[由前]의 그대[君]는 칭찬할 수 있는 것[可稱]이 없으나[無]

정도로 해석 가능합니다.

5. 亦有所感發於歲寒之時者也 는 亦 / [有 / 所感發於歲寒之時者] / 也 로 분석하여

또한[亦] 세한의 때에[於歲寒之時] 감동한[感發] 바[所]가 있는[有] 것[者]이다. 정도로 풀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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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한문 문장도 한없이 복잡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라서...
우선은 해석을 보시고 이해를 하시고 그래도 모르시는 부분이 있으면 다시 글이나 덧글로 질문하세요.
그리고 제 해석 및 문법 분석 사항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한문 전공자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한문에 관심이 많은 학생에 불과해서요.

감사합니다.

*** 참고로 저는 운영자님과는 다른 사람입니다.
운영자님께서 더 좋은 답변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나그네님께서 워낙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셔서 제가 별로 더할 것이 없네요.^^

간략하게 첨언을 하자면,
한문 해석은 먼저 자구에 지나치게 몰입하시지 마시고 전체적인 흐름을 먼저 보시면서 이해하시고 나서 보다 구체적인 자구를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세한도의 경우도 기본적인 지식이 있으면 내용 이해도 쉽겠죠. 완당이 제자 우선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전해준 것이 세한도입니다. 곧 제주도에 귀향가 있는 자신에게 중국에 가서 힘겹게 구한 서적을 보내준 것이 고마워 논어의 구절을 인용하고 소동파의 행적을 빗대어서 이 세한도를 그려 보낸 것이지요.
그럼 글의 흐름에서도 제자 우선을 칭찬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귀향간 당시의 안타까운 상황도 비춰지겠죠.

문의하신 내용 중 3번 내용은 간단한 관용구의 용법으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대체로 ‘A(명사)+之於+B’는 ‘A가 B에 대하여’, ‘A가 B에 있어서’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2번의 일반적인 ‘於’의 쓰임과는 다르죠.
직역을 하면 ‘지금 그대가 나에 대해서’로 볼 수 있는데, 의미는 나에게 했던 행동이나 마음을 모두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4번의 稱은 ‘칭찬’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참고로 글의 흐름을 살펴보면,

‘松柏은 세한 전이나 후나 모두 변함없이 송백임에도 공자는 특별히 松柏을 세한의 후에 칭찬하셨다. 자네는 나에게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대하고 있다. 그런데 이전의 자네는 칭찬할 것이 없고, 이후의 자네라야 성인에게 칭찬받을 수 있다고 하겠는가? 공자가 송백을 칭찬한 것은 비단 후조의 굳은 절개만이 아니라 세한의 시절에 느낀바가 있기 때문이다.’

곧 완당은 제자가 귀한 책을 보내는 고마운 행동이 지금이라서 대단하다고 하기 보다는 예전부터 송백처럼 변함없는 지조를 지낸 훌륭한 인품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자신의 상황과 빗대어 에둘러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5번 亦有所感發於歲寒之時者也의 경우도 보통 ‘有~者’는 ‘~한 것이 있다.’ ‘~한 사람이 있다’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歲寒之時는 세한의 시절, 세한의 시기로 보면 되겠죠. 곧 자신이 귀향가 있는 처지와 같은 의미로 이해하면 됩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먼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질문을 드렸는데.. 상세한 답변을 주신 나그네 님과 운영자님 감사합니다.

2. 해석을 하면서 (之나 於 와 같은) 허사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문장의 느낌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꼈는데...  답변을 읽어보니.. 학창시절때  끙끙거리면서 몇일간 매달리던 수학문제가 확 풀리는 느낌입니다.

3. 4번 답변중에서.  문자그대로 직역할 경우, 無는 "가지고 있지 않다"로  이해를 해도 되는지요? 즉  無를 동사로 이해를 해도 되는지요??  [ 君無可稱 =  너(君)는 가히(可) 칭찬(稱)을 "가지고 있지 않다"(無). -> 너는 칭찬 할것이 없다 ] 로.....

4.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君을 주어로 볼 수도 있고, 논어의 思無邪(생각에 간사함이 없음)에서처럼 부사(~에/~에는)로 볼 수도 있습니다.

주어로 볼 경우 그대는 칭찬할 만한 게[可稱] 없다[無] 로 해석되고,
부사로 볼 경우 그대에게는(於君) 칭찬할 만한 게 없다 로 해석되어

결과적으로 해석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