盘은 盤(반)의 간체자입니다.
'쟁반'이나 '판' 등의 기본 명사 의미와 함께 '돌다', '운반하다' 등의 동사 의미 등으로 사용되죠. '于'는 어조사이구요.
'盘于'는 중문의 한 구절에서 뽑은 것이 아닌지요?

사기 하본기의 한 구절을 '공안국'이란 사람이 집해한 부분인데
다음과 같습니다.

集解孔安國曰: “盘于游田，

그러면 盘于游田을 '떠돌며 사냥'이라고 번역하면 될 일인지, 아니면 ''쟁반 또는 판'이라는 기본 명사가 있으니 다르게 번역해야 하는지 어려워 여쭤봤습니다.

그렇다면

"盘于游田"의 정확한 번역(혹은 가까운 번역)은 무엇인지요.

저의 졸견으로는, 槃于游田(반우유전)의 誤打로 보입니다. 槃(반)은 '즐기다'의 뜻이고, 游田(유전)은 '사냥하러 나서다'의 뜻이니 '사냥하러 나서기를 즐기다'로 풀이됩니다.

운영자 님 관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나그네 님 감사드립니다.
집해를 유추해 볼 때 저 구절 이외 뒤 문맥을 살펴보니 '반우유전'으로 해석해, 이 정도 선에서 번역하는 게 무난할 듯 싶군요.

'사냥을 즐기다.'
'사냥하러 나서기를 즐기다'
'사냥을 다니며 즐기다'

나그네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운영자 님 관심 감사드립니다.
나그네 님 감사드립니다.
집해를 유추해 볼 때 저 구절 이외 뒤 문맥을 살펴보니 '반우유전'으로 해석해, 이 정도 선에서 번역하는 게 무난할 듯 싶군요. 그리고 반자는 오타는 아닙니다. '盘'은 중국 간자체입니다.

'사냥을 즐기다.'
'사냥하러 나서기를 즐기다'
'사냥을 다니며 즐기다'

나그네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예.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이십니다.

제가 誤打라고 한 것은 질문자님께서 誤打를 내셨다는 말이 아니라,
어떤 중국인이 해당 원문을 웹 상으로 옮기면서 槃 자를 盘(盤)으로 誤打낸 것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 槃은 간체자가 없습니다)

비록 槃과 盤이 通字라 하더라도(《說文解字》에 따르면 槃은 盤의 本字입니다), '즐기다'의 뜻일 때는 槃 만이 可하고 盤은 不可하기 때문에(해당 뜻이 盤에는 없음) 혼용해서 쓰면 안됩니다.
이것은 마치 才와 纔의 관계와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才가 '겨우'의 뜻일 때는 纔와 通字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纔에 '재주'의 뜻이 있지는 않습니다. 네이버 한자사전(e-hanja 한자사전)에는 纔에도 '재주'의 뜻이 있는 것처럼 수록해 놓았던데, 사전 프로그래밍 시 데이터베이스 로직 상의 문제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나그네 님.

그런데 혹 집해한 '공안국'이 집해할 때 만약  '盘''으로 썼다고하면 해석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혹시 여쭤봅니다.
결국 공안국 원문을 뒤져보야겠군요.

盘于라고 딱 떼어 놓고 보면 무슨 의미인지 알기 어려우니 항상 전후 문맥을 같이 올리셔야 합니다. 처음에 순간적으로 盤盂(대야)를 잘못 쓰셨나 했습니다..

먼저, 盘于游田에서 盘은 오타가 아니고 盤의 간체로 쓰인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盘于游田이 구절은 실은 아주 간단한 의미입니다.

游田은 "나가서 사냥을 즐기는 것"입니다.
盘은 盤桓(반환, 제자리를 맴돌며 나아가지 못함)의 의미에서 온 것입니다.
여기에서 무언가 "즐기다"의 의미도 따라오게 된 것인데 단순히 즐기는 것이 아니라, 아주 방탕하고 방자하게 즐겨 절제가 없는 것입니다. 중국에선 沈溺(유흥, 놀이 따위에 빠짐)으로 풉니다.
于는 "~로부터, ~에"의 의미로 바로 앞 동사의 동작이 미치는 대상 등을 지시합니다.
따라서 盘于游田는 나가 사냥하면서 노는 것에 정신이 팔려 전전하는 것을 말합니다.

제가 발견한 최초의 원문은 《書經·無逸》:"文王不敢盤于游田，以庶邦惟正之供(문왕은 감히 사냥에 빠져 놀지 못하고 제후국들에게 오직 정식 세금만을 거두었다)"입니다. 
이외에도 盘于游田이 등장하는 문헌이 간혹 눈에 띕니다.
《西京賦》“盘于游畋，其樂只且(사냥에 빠져 그것을 즐기는구나!)"

그리고 빈 님께서 언급하신 공안국이 등장하는 내용은 하나라의 군주였던 太康을 언급하며 말한 내용입니다. 원문은 盘于游田,不恤民事, 爲羿所逐,不得反國(사냥하며 노는 것에만 빠져 백성의 일을 긍휼히 여기지 않아, 羿에게 쫓겨나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입니다.

그리고 참고로 나그네님이 말씀하신 槃과의 관계는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槃과 盤은 혼용이 가능합니다. 두 글자 모두 즐기다, 탐닉하다는 의미로 사용되었고, 槃의 경우 盤처럼 즐기느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고문에 槃樂의 형태로 출현한 용례가 있고(《河清颂》：“燕无留饮，畋不槃乐- 제비는 멈춰서서 마시지도 않고 사냥을 하되 빠져들지는 않는다"), 그 의미를 "耽于游乐(놀고 즐기는 것에 빠지다)"라고 풀었습니다. 槃停란 단어는 위에서 말한 盤桓, 停滯의 의미입니다.

盤과 槃은 얼마든지 통용할 수 있습니다. 발음이 비슷하거나 모양이 비슷한 경우 통용되는 경우는 많이 있고, 이 두 글자는 발음 모양 모두 비슷하므로 더더욱 구분이 없이 쓰일 수 있었습니다. 음운학에서는 이를 同源字라 부릅니다.. 이는 "音近義同(음이 비슷하면 의미는 같다)" 이란 개념인데 음운학에선 음과 의미에 관련한 연구가 아주 많습니다(물론 여러가지 조건과 상황이 따릅니다). 그것이 최초에 약간의 착오에서 온 것이든 와전에서 온 것이든 과거에 이미 용례가 있고, 주해가 끝난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는 받아들이며 이해하면 됩니다.. 才, 纔와 관련한 내용은 맞습니다.

중용님//
"무슨 의미인지 알기 어려우니 항상 전후 문맥을 같이 올리셔야 합니다."라고 하셨는데 그렇지가 않지요. 님 말씀은 이해했으나 다 그런 것이 아닙니다.

명사로도 쓰일 때가 있음을 아셔야 합니다.

중용 님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꾸벅^^

열띤 문답과 상세한 설명 등 운영자 입장에서 교학상장이 구현되고 있는 것 같아
정말 반갑고 감사합니다.
저 역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