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이 있는 절벽 바위를 나타낸 글자로 봅니다. 동굴 입구는 자형에서 생략되어 있습니다. 石(바위 석)의 初文으로(갑골문에서 石은 厂의 자형으로도 쓰였습니다. 즉, 둘은 同源字), 石에는 동굴의 입구가 그려져 있습니다(口). 훈음은 '언덕 한'인데, 여기서 '언덕'은 동산 같은 언덕이 아니라 절벽을 말하는 것이고, [한]이라는 음과 石의 음 [석] 모두 [�t]에서 비롯된 자음으로 봅니다. 穴의 자음과 우리말 [돌]도 같은 어원으로 봅니다. [�t]이 [석] 음이 되는 현상과 관련, 斤(�t)과 析(석), 月(�t)과 夕(석)을 참고하세요.

통쾌하고 상쾌한 답변 감사합니다.
나그네님 답변시 수차례 음운학적인 설명을 해주시고 있지만, 은 아직 잘 이해가 안되어 skip하고 있습니다. 애초의 [퀃]발음이 한,석,혈,돌 등으로 변음된것이라는 설명이신데, 어떤 음운현상을 거쳐 이와 같이 되었으며, 태초의 [퀃]음은 어떤 방법을 통하여 도출된것인지 모르겠네요. 이와 관련된 체계적 지식을 얻으로면 참고가 될만한 자료 안내부탁드립니다(책, 인터넷사이트 등)

의성어에 기반한 원시 어음 재구는 제가 최초로 시도한 것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다른 자료는 없을 것입니다. 인류 언어의 시원을 밝혀내기 위한 나름대로의 연구 방법론입니다.

[�t] 음 재구는 厥(팔 궐) 자에서 일차적으로 힌트를 얻은 원시 어음입니다. 오랜 기간 연구해 본 바로는 [�t]이라는 원시 어음은 분명히 있었다는 쪽으로 무게가 점점 기울고 있습니다. 한자, 우리말 뿐 아니라 서양 언어에까지 그 흔적이 나타납니다(ex: crypt < Gk. kruptos).

이 [�t]이라는 원시 어음은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지만,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소리를 본뜬 의성어에서 나온 어음입니다. 땅을 파면 물이 나오고, 그런 인식 작용으로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소리는 '파다'를 뜻하는 원시 어음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見(볼 견)의 조선시대 정음은 [켠]이었습니다. 이것이 현대 음으로 '볼 견, 뵈올 현'으로 두 가지 음으로 나타나듯이 ㄱ, ㅋ, ㅎ 음은 ㅋ를 매개로 서로 변할 수 있는 관계입니다. 기호로 표현하면 kh(ㅋ) > k(ㄱ), kh(ㅋ) > h(ㅎ) 입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t]은 [�u]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약간의 모음 변화를 거치면 [�r]이 됩니다. [�r]은 우리 민족으로 한자 음이 전해지면서 [혈]이 됩니다.

[�t]이 [돌]로 변한 것은 r/l의 매개 자음이 도중 삽입되었다고 봅니다. khwot에서 r 음이 첨가되어 *khrwot이 된 후, 여기에서 *rwot[��]이 되어 동계 자음인 ㄹ > ㄷ으로 음이 변화해 [돌]이 된 것입니다. 穴(굴 혈)과 突(부딪힐 돌) 자의 자음 관계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분명한 것은 ㅎ(h) 음에서 ㄷ(t) 음으로 변화할 수 없기 때문에, 穴은 최초 음이 ㅎ 음이 아닌 ㅋ 음으로 재구됩니다.

[한]의 경우는 [혈]과 비슷하게 변화한 뒤, 받침이 동계 자음인 ㄷ > ㄴ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이런 사례로 臸(나아갈 진/질) 자가 있습니다.

[석]의 경우는 [혈]에서 좀 더 변화한 것으로, ㅎ구개음화(예: 형님 > 성님, 흉내 > 숭내, 힘+부름 > 심부름)와 단모음화, 그리고 '돌'이 방언에서 '독'이 된 것과 같은 받침 변화를 겪은 것입니다. 참고로 '돌'이 '독'이 된 것은 현대 국어사전에 방언이라고 실려있기는 하지만 조선조 이전에 이미 그런 현상이 일어났던 것으로 봅니다. '바둑'의 조선시대 어형은 '바독'으로, 여기에 이미 '독(石)'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