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윤님! 반갑습니다.
저도 뒤늦게 시작한 40대 한자 느림보 가장입니다(근데 딸은 둘입니다 ㅋㅋ)

중등, 초등학교 딸들에게 부수의 중요성과 한자를 알아야 하는 이유를 역설하면서,
그에 비해 형편없는 제 실력이 부끄러워 시작한 공부가 벌써 2년 돼 갑니다.

첨엔 '1800자 (3급)만 알면 그만 하자!!! ' 했다가 500자만 더 알면  2급이고,
거기에 천자만 더 알면 1급인지라 (이거 뭐 다단계 마약도 아니고...ㅎㅎ)
슬슬 욕심 부려서 공부한 결과 5월달 1급 시험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문회)

근데 여기서 고민이 되네요.
1급이야 합격하겠지만, 낱자 하나하나 외우는 지금까지의 공부는
- 솔직히 공부라고 하기에도 좀 그렇죠 -
1급 (3500자) 정도에서 마무리 하고 이제 말그대로 문장을 읽고, 해석하는
단계로 가고 싶은데요.....
김성윤님 질문처럼 무슨 교재로 시작을 해야할지 감이 안옵니다.

꼭 '사자소학'  '명심보감' 뭐 이런 쾌쾌한거 말고,
문장 자체를 해석하고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재를 원해요....ㅠㅠ

한자와 한문은 열심히 하되, 조선 선비들 마냥 성리학과 복종의 교리를 배우고
싶진 않거든요

아무쪼록 동지를 만난것 같아 너무 기쁩니다. 예쁜 딸 잘 키우시길..

안녕하세요. 운영자입니다.
먼저 빠른 답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문의하신 한문에 대한 이해도는 한자 학습의 이해도와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임영옥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몇천자 한자를 암기하고 있어도 한문은 문장이기 때문에
구절과 문맥 속에 담긴 내용을 이해할 때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접근이 필요합니다.

먼저 기본적인 한문 문장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선결이 되어야 합니다.
가장 기초적인 문법적인 개념이지요.
초보자를 위한 한문문법 관련 서적은 저도 근래의 책은 다소 어두워 추천하기가 어렵지만,
큰 서점에 가셔서 '한문 입문'으로 찾으시면 기본서적들이 있을 것입니다.

서적을 고르실 때 참고하시기는 먼저 본 사이트의 [한자한문이야기]코너의
<한문의 자리매김>메뉴들을 읽어 보시고, 
그 내용들을 상세하게 설명한 책을 고르시면 좋으리라 봅니다.

이렇게 기본적인 한문의 입문 서적을 한번 보시고 나면,
다음 단계로 한문 고전 원전을 강독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인 수순이 논어나 맹자와 같은 경전을 접하는 것인데,
유학 사상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동양고전 원전을 접해야 자연스럽게 한문 문장과 친숙하게 되고 한문 문장 독해로 쉽게 접근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처음에 경전을 접할 때 독학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직접 강의를 들으시는 것이 제일 좋은데,
직접 강의가 어렵다면 '사이버서당' 같은 곳에서 동영상 강의를 듣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과정을 지나고 나면, 보다 본격적으로 한문 글들을 접하면서 공부해야 합니다.
한문이 문사철의 종합학문이라 할 수 있듯이 문학서로는 '고문진보', 역사서로는 '통감절요', 철학서로는 논어, 맹자 이후에 대학, 중용, 그리고 삼경 쪽으로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물론 위의 과정은 단시간에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긴 호흡으로 조금씩 배워가시면 한문 실력은 일취월장할 수 있답니다.

또 다른 접근 방법은 아주 쉬운 문장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교과서를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중학교 한문 교과서를 보시면 단계적으로 쉬운 문장부터 분야별로 모두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독학으로도 기본적인 한문 학습을 할 수 있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